본문 바로가기

헤일리는 생각 중

[철망산 작은도서관]기다리지 않고 바로 신간을 빌릴 수 있는 동네 책방

반응형
철망산 작은 도서관

어렸을 때부터 새로운 동네에 가면



확보해놔야 하는 공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도서관'이다

사이 나쁜 부모와 사는 어린 아이는 
언제나 대피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한 법이다

동네를 아무리 돌고 돌아도
춥고 다리 아프고 배 고프고 돈 드는 곳 밖에 없는데
동네 도서관은 그야 말로 
이 모든 아쉬움을 충족시켜주는 오아시스였다
여름엔 시원한 에어컨 나와 
겨울엔 따뜻한 히터 나와
의자와 소파가 한 가득이라 맘에 드는 구석진 곳에 가서
하루 종일 앉아있을 수도 있다
주머니 속에 천원 한 장만 있으면
하루종일 뒹굴뒹굴 하다 컵라면 하나 사먹고 
느지막히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심지어 수많은 상상의 나라로
나를 도피시켜 주는 수백권의 책들이 있는 
그곳은 언제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래된 책 냄새와 도서관이 주는 적막함은
언제나 나를 안심시켰다
그것은 나이를 훌쩍 먹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동네 복지센터가 새로 증축 공사를 한다고 
1년여 동안 쿵쾅쿵쾅 하더니 새롭게 개장(?)하며
작은 도서관이 하나 들어섰다

 

01234
철망산 작은 도서관 가는 길

복지센터 들어가는 길목에 초록색 책 반납함이 있어서
급할 때 책만 쏙 집어넣고 가도 되서 너무 좋다
도서관은 3층에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엘레베이터에서 나오면 바로 
철망산 작은도서관 입구가 보인다

그 맞은편에는 넓은 라운지가 있는데
큰 테이블 정수기 그리고 칠판이 있어
주민들간 모임이 있을 때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듯 싶다

점심시간은 12시 30분 부터 오후 1시 30분 까지 한 시간이다
이 시간은 피해서 가는 것이 좋다

작은 도서관 안에서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항상 진행하곤 한다
지금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질문 수업을 진행하나보다

철망산 작은 도서관 내부

작은 도서관 안에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들이 많이 있고
역시나 아이들이 앉기 편한 작은 의자와 테이블이 가득하다

철망산 작은 도서관 내부

뒤편의 테이블에서는
예전에 초등학생 정도 되보이는 학생들이
코딩 수업을 받기도 하였다

책 소독기

책 검색을 할 수 있는 컴퓨터와 책 소독기도 배치되어 있고
도서관 이용을 위한 안내 사항도 적혀있다

철망산 작은 도서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곳은 바로 이 곳이다
작은 도서관 안에 있는 성인 신간 코너인데
여기가 아주 노다지다!!
 
시립 도서관 같은 큰 도서관에서 신간을 빌리려면 절대 바로 빌릴 수 없다
몇 달은 대기하고 인내로 기다려야지만 빌릴 수 있는데
심지어 시리즈물일 경우 1권을 빌릴 수 있는 확률은 하늘에 별따기다
 
근데 이 곳은 다르다!
 
아 정말 나만 알고싶은 비밀인데
여긴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나보다
빌리는 사람들은 적은데
신간은 정말 빨리 들어온다
 
한 때 너무나 유명해서 빌릴 수 없었던 김초엽의 책들과 파친코 등이 
여기서는 기다릴 필요없이 프리 패스로 빌릴 수 있다
오예!!!

 
너무 신난다
육아하며 글자를 읽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파친코는 빌리자마자 밤을 새가며 술술 읽어버렸다
 
육아는 사람을 정말 원시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아이 울음소리에 일어나 먹이고 씻기고 갈아입히고 재우고
다시 무한반복 하다 보면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가 없는데
 
한 번 문학의 힘을 빌리니
다시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주 잠시일 뿐이라도
덕분에 블로그도 하게 되었다
 
최근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 한권을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저

독서 교실을 운영하는 김소영 작가가 쓴 '어린이라는 세계'는
나로 하여금 좋은 어른이 되는 건 어떤 걸까
어린이라는 세계는 어떤 곳이었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김소영 작가는 독서 교실에 수업을 받으러 오는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코트를 직접 받아주고
항상 존댓말을 하며 어린이들을 대한다
좋은 경험을 한 어린이들이 
다른 좋은 곳에 갔을 때도 잘 대우 받을 수 있도록
또한 자신이 받은 배려와 대우를 다른 사람에게도 할 수 있도록
 
나는 이렇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타인에게 영향을 주려 노력하는 사람을 항상 사랑한다
 
나는 항상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김소영 작가를 알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었다.
 


 
철망산 작은 도서관
 
이용시간 
월~금 10:00 - 17:00
(토, 일요일, 공휴일 휴관)
 
대여기간
일주일 (대여 연장 필요할 때 전화로 요청시 일주일 더 연장 가능)
 
주소
경기도 광명시 안현로 25
 
전화번호
02-897-5273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