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티미가 말한다
'엄마 화내지 마'
'예쁘게 말해'
그럼 내가 말한다
'티미가 먼저 예쁘게 말해'
그럼 티미가 목소리를 한 껏 높여 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엄마~ 블라블라'
그럼 나도 티미와 똑같이 목소리를 한 껏 높여 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티미~ 블라블라'
언제 말을 못 해서 끙끙 거렸었나 싶을 정도로 요즘은 정말 많은 말을 하는 티미다
등원 할 시간은 한 참 지났는데도 여전히 딴 짓을 하며 뒹굴거리는 아이에게 열불이 나 소리를 꽥 지르다가도
간식을 줄 때 마다
'별이 먼저 줘' 하는 말에 왜냐고 물었을 때
'별이를 사랑해서' 라는 답변에 가슴이 찡 하고 울리기도 한다
유명하고 좋다 하는 육아 서적에 씌인 대로 아이를 키우는 건 세 돌까지였다
세 돌까지는 찰랑찰랑 대는 인내심을 그래도 통제할 수 있었지만
아이가 말을 하고 고집을 부리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 내 인내심도 함께 폭발해 버렸다
인생 3년차 아이와 그 12배는 넘게 산 나는 완전히 동일한 선 상에서 함께 소리 지르고 있다
그리고 아이가 잠 들면 또다시 고해의 시간이다
나의 부족한 점 못 난 점 어리숙한 점 인성 등등등등등
무한 삽질에 빠진다
그리고 내일은 아이에게 더 친절해야지 많이 웃어야지 안아주어야지
오늘 우리 아이가 제일 이쁜 순간이다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또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왜 이렇게 매일 피곤한 걸까
단 몇 시간만 아이들 없이 온전히 조용히 오직 혼자만의 공간에 잠시만 있고 싶다
728x90
'성장하는 티미별 > 아이들은 말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은 숫자가 아니야 (1) | 2025.04.28 |
---|---|
엄마 왜 이렇게 빨리 태어났어? (1) | 2025.03.29 |
나는 어떻게 엄마 배 속에 들어갔어? (0) | 2025.03.14 |
엄마 말을 예쁘게 한다 (0) | 2025.03.12 |